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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촬영팁

앵글 팁3. 카메라 미들앵글 또는 아이앵글

by 소소한컷 나비 2020. 7. 8.

 

 

 

 

내가 찍은 듯.

나를 찍은 듯.

 

미들앵글

 

 

 

  지난 두 번의 포스팅에 이어, 마지막 앵글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두둥.

 

  마지막으로 기본적인 카메라 앵글 세 종류에 대해 설명드릴게요. 

  이 앵글은 말 그대로 '카메라 앵글'이라 사진에도 쓰이지만, 영화나 드라마 촬영에서도 그대로 쓰이는 용어입니다. 뭐,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이긴 하지만요. 

  오늘 설명드릴 미들 앵글(아이 앵글)은 많이 안 헷갈리는데, 앞서 설명드렸던 하이와 로우 앵글을 헷갈려하시는 분이 많으세요.

  관건은 무조건 '카메라가 어디 있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입니다.  

 

  (피사체보다) 카메라가 높으면 - 하이앵글 (익스트림 하이앵글 포함).

  (피사체와) 카메라가 비슷하면 - 미들 앵글 (또는 아이 앵글).

  (피사체보다) 카메라가 낮으면 - 로우앵글 (익스트림 로우앵글 포함).

 

  오늘은 앵글 설명의 마지막 시간으로 '미들 앵글'을 설명하고, 세 종류의 앵글 설명을 요약하도록 할게요. 

 

 

 

  어쩔 수 없이, 오늘도 초상권이 제게 있는 제 딸입니다. 하하.

  미들 앵글을 설명하려면 카메라와 인물의 눈이 정확히 마주친 사진을 예로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미들 앵글의 다른 이름도 아이(eye) 앵글이지요. 

  물론 꼭 피사체의 눈과 마주쳐서 아이 앵글은 아니고, 카메라와 눈높이가 비슷해서 붙여진 이름이긴 합니다. :)

 

 

불만
신남
쌍쌍바?

 

  미들 앵글은 피사체의 눈높이와 거의 비슷한데, 이 때문에 다른 두 종류의 앵글보다 훨씬 더 감정이입이 됩니다. 여기서 말씀드리는 '감정이입'이란 피사체에게 감정 이입한다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가 바로 위의 쌍쌍바 사진을 봤을 때, 1. 마치 내가 쌍쌍바를 먹는 것 같은 기분이 드나요, 2. 마치 쌍쌍바를 먹고 있는 아이가 바로 앞에 있는 것 같나요?

 

 

  2번입니다. 

  미들 앵글로 찍힌 인물사진을 우리가 보게 되면, 단숨에 사진 속 피사체를 객체로 인식하면서 동시에 내가 그 인물을 사진 찍고 있는 것처럼 느낍니다. 

  초상권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린아이의 사진을 예로 들었지만, 아이유나 이효리 또는 비나 유재석의 클로우즈 업 포트레이트 사진을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의 사진을 본다고 해서 우리가 이효리나 비가 되었다고 생각하진 않죠. 반대로 이효리와 내가 눈을 마주치고 있는 것처럼 느끼죠.

  (그나저나 이 의식의 흐름은 무엇?)

 

 

 

  몇 년 전부터 재미있는 인물사진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눈을 가리거나, 눈 바로 아래를 자른 사진입니다. 

 

  혹시 인터넷 패션 스토어 중에서 이런 사진을 본 적 있나요? 핸드폰을 들고 거울 앞에 서서 얼굴만 안 나오도록 찍은 사진 말입니다. 얼굴 아래로 잘라냈거나 얼굴을 핸드폰으로 가린 사진들이요. 

  이런 사진을 보면 우리는 어떤 무의식적 반응을 일으킬까요.

 

  예상하신 분이 있으시겠지만, 소위 '얼굴 없는 사진'을 보면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사진 속 피사체에게 감정이입을 합니다. 당연히, 눈이 안보이기 때문이지요. 

 

 

 

  신기하죠.

  같은 미들 앵글이지만, '눈이 보이는 인물사진'을 보면 내가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마음이 들고, '눈이 안 보이는 인물사진'을 보면 사진 속 인물 자체에 감정이입을 합니다. 감정을 설명해주는 눈이 보이지 않으니 쉽고 단순하게 '어쩌면 나인 것처럼' 바라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우리가 '눈'을 '마음의 창'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의식 중에 사 버리지요, 그 옷을요. 하하.

 

 

 

 

  물론 미들 앵글이 인물사진에만 해당하는 앵글은 아닙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카메라와 비슷한 위치에서 촬영하는 앵글 자체를 모두 말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이러한 미들 앵글은 해파리와 거미줄을 바로 눈 앞에서 관찰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미들 앵글은 어떤 면에서든 '감정이입의 앵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하이앵글, 로우앵글, 미들앵글 순서로 앵글의 종류를 알아보았습니다. 앵글 이름 따위 알아서 뭐합니까. 몰라도 돼요. 하지만 앵글에 따라 대충 어떤 효과를 줄 수 있다 정도를 알고 있으면, 사진 보는 사람의 무의식을 살짝 흔들 수 있지요. :)

 

  1. 하이 앵글 : 찍는 사람의 우월감과 찍히는 피사체의 왜소함을 부각, 전체를 설명, 메뉴판 사진같이 전문적으로 보이고 싶다면 익스트림 하이앵글.

 

  2. 로우 앵글 : 다리가 길어 보이는 모델 촬영, 웅장하고 장엄하며 존경의 표현, 바닥면에 붙어서 찍는 익스트림 로우앵글.

 

  3. 미들 앵글 : 감정이입의 앵글, 현실감, 인물의 눈이 보이면 내가 찍는 듯, 인물의 눈이 안 보이면 나인 듯 착각.

 

 

  모쪼록 사진 생활에 조금이라도 영양가 있는 글이었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