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집이 아닐까 싶다. 아마추어인 나도 귀동냥으로 하도 많이 들어서 < 인간가족 > 이후 두 번째쯤인가 산 사진집인데, 사실 그 당시엔 구입이 쉽지 않았다.
처음 < 윤미네 집 >은 1990년에 초판 1000부만 발행을 했었다고 한다. 그렇게 모든 책을 소진한 후 재간을 하지 않았는데 그동안 중고책 값이 어마어마하게 올라가 버린 거다.
내가 < 윤미네 집 > 중고책을 한창 찾을 때가 2000년도 중 후반쯤이었는데,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과 함께 15만 원~20만 원 정도엔 살 수 있다는 소문만 들었었다. 그때는 길을 걷다가 헌책방이 보이면 무조건 들어가서 찾아보곤 했었는데, 그 많은 헌책방에서..
단 한 권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인기가 얼마나 많았으면. ㅜㅜ
그러다가 2010년, 20년 만에 다시 세상에 나온 것이다. 그때 뉴스를 보고 있었는데, 재간한 < 윤미네 집 >이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그때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ㅜㅜ 바로 책을 사고 지금까지도 아껴가며 읽고 있다.
사진을 찍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있다.
" 그렇게 비싼 장비 사서 뭘 찍으려는 거야? "
" 고작 아이사진 찍으려고? "
" 멋진 모델사진이나 외국 풍경사진 정도는 찍어야지. 카페 사진, 밥 사진을 찍어 뭐하려고. "
" < 윤미네 집 >은 진짜 아마추어리즘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최재균_ 포토넷 대표
'아마추어리즘'이란, 스포츠 등에서 즐기기 위해 취미 삼아 경기하는 태도를 말하는데, 허투루 대충 임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더욱 진지한 태도로 나의 욕망을 위해 공부하고 노력하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이 책은 자신의 딸 윤미와 자신의 가족을 26년 간 꾸준히 촬영해서 기록한 아빠의 시선을 담은 책이다.
비싼 카메라로 내 아이 사진을 찍으면 왜 안돼?
예쁜 카페나 맛있는 음식을 찍어서 기록으로 남기면 왜 안되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질 좋은 카메라로 남기고 싶은 게 웃음거리가 될 일은 아니다. 애정을 담아 인테리어 한 카페나 잘 만들어진 요리는 하나의 멋진 예술작품 같이 느껴질 때도 있다.
https://sanhorang-nabi.tistory.com/
나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을 최대한 잘 찍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카메라를 공부하고 장비를 업그레이드 해왔다.
위의 블로그는 그런 마음으로 담은 딸의 사진과 성장일기를 모두 정리하기 위해 만든 블로그이다. 지금의 내 사진이 칭찬받을만하다면, 그건 바로 나에게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주는 '아마추어리즘' 때문일 것이다.
나의 욕망이 나를 키우고, 그렇게 욕망하는 개인이 많을수록 사회도 성장하는 것 아닐까?
무조건 좋은 카메라로 찍어야 한다는 말도 아니다. 비싼 핸드폰이 아니라도 좋다. 남의 판단을 의식하느라 고민하고 주저하는 사이, 아이는 이미 훌쩍 커버리고, 음식은 모두 먹어버렸고, 추억이 담긴 카페는 이전해버린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어두워도, 흔들려도, 소소해도, 멋지지 않아도 지금을 기록해 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윤미 아빠' 전몽각 작가처럼 사진으로 남겨도 좋고, 블로그나 인스타를 이용해 글로 남겨도 좋다.
나도 언젠간 저렇게 훌쩍 큰 딸을 찍을 때가 오겠지. 사진 속 윤미처럼 교복을 가다듬는 똑단발의 딸 모습은 아니겠지만. 기상천외한 반티를 입고 친구들과 함께 있는...... 뒷모습을 찍겠지? -_ -;;
늙은이 같은 말이겠지만,
.. 아니 왜 다들 뒤돌아 찍고, 눈 감고 찍는 거야??
'특별한 하루 > 카페탐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대로 구운 '까눌레'와 소금말차우유, 동탄카페 < 쿠라티오 > (8) | 2020.04.23 |
---|---|
소형견, 대형견 차별없는 카페 < 펠리스뻬로 > (6) | 2020.04.20 |
[책리뷰] 당신은 무엇을 욕망하여 티스토리를 쓰는가. (6) | 2020.04.18 |
용인 고양이카페 & 강아지카페 <펠리스뻬로> (1) | 2020.04.17 |
동탄역 앵무새 카페 < 버드소리 > (0) | 2020.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