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기적으로 딸을 찍고 있다.
대학생 때부터 사진에 관심이 많았어서 필름 카메라부터 똑딱이 카메라, 지금의 DSLR까지.. 꾸준히 업그레이드하며 사진을 찍어왔다. 꾸준히 업그레이드했다는 것이지, 꾸준히 찍었다는 게 절대 아니다.
그렇다.
모든 일이 그렇듯 '꾸준히' 해야 실력이 는다. (.. 사진 얘기 쓰는데, 갑작 애드고시 생각이 나서 떨림;;;)
사진을 꾸준히 찍게 된 건 딸을 낳고 나서인데,
내 인생에 아이는 단 하나 너다! 너뿐이다!! 두 번째는 없어!
출산도 단 한번! 아이의 O살 생일도 단 한번! 유치원 입학도, 학교 입학도 단 한번!!
-_ -;; 단호박으로 이렇게 생각하니, 매번 카메라를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장면도 단 한번! 이 나이에 이 계절도 단 한번!
막 이러면서 ㅋㅋㅋ 진짜 악착같이 찍게 된다.
인스타그램 < aimue >
그러다가 알게된, 딸 둘을 가진 일본인 엄마의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에 aimue 를 검색하면 나오는데, 팔로워가 7만 가까이 되는 걸 보니 꽤 유명하신 분인 듯하다. 물론 일본어도 모르고 번역기를 돌려도 아리송하기만 해서, 딸 사진으로 유명해지신 건지 원래 유명하신 건지는 모른다ㅜㅜ;;
그 때부터 나도 딸과 모델놀이를 하기 시작했다.
아이 촬영은 의외로 어렵다.
어른보다 집중력이 짧고, 그나마 그 집중력도 4세 이하는 진짜 희박하다. 아이가 4세 이하라면 맘 편하게 먹고 포즈 없이 촬영하는 게 낫다. 원하는 걸 말해도 잘 알아듣지도 못하고.. (그러니 4세 이하 아역 배우는 진짜 어마어마한 거다. ㄷㄷㄷ)
5세부터는 의도한 바를 알아듣고 포즈를 취하긴 한다! 오예!!
이 때 빛을 발하는 건, 바로 원하는 포즈를 사진으로 보여주는 것.
즉, 다른 아이가 찍은 화보 사진을 보여주며 '이렇게 해 줘'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전날 원하는 콘셉트를 고민하고, 그 콘셉트에 맞는 어린이 모델 화보를 찾아서 캡처해 가면 편하다.
물론 전문 모델이 아니라서 어색할 때도 있고, 무엇보다 찍는 사람이 엄마이니 장단점이 크다.
편하게 장난치듯이(이거 한장만 더 찍으면 아이스크림 사준다고 세상 굽신굽신) 찍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엄마니까 ... 찍기 싫으면 바로 표정이 변한다.. -_ -;; 안 한다고 지맘대로 도망간다.
이 사진도 확대하면 화가 나 있으니.. 확대하진 않는 걸로. ㅎㅎ
엄마나 딸이나,
우리 둘다 사진사로서, 모델로서 실력이 미흡해 어색한 사진도 있지만,
그래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찍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은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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