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사진, 오늘 글입니다. 현재 4월 19일까지 중명전,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은 휴관 중입니다. -
도심 한가운데 있는 덕수궁. 빌딩숲에 둘러싸여 있는 덕수궁에 다녀왔었다. 경기도에 산지 20년이 넘었지만 덕수궁은 두 번째 방문이었고, 그나마 한 번은 수문장 교대식도 못 봤었네. 서울은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살지만, 어쩐지 궁은 마음의 거리가 멀다.
덕수궁에 가기로 마음먹었다면 시간을 잘 맞춰 수문장 교대식을 꼭 보는 게 좋다. 뭐랄까, 어쩐지 굉장히 정적이고 쓸쓸한 느낌의 덕수궁인데, 그나마 수문장 교대식이 있어서 살아 있는 활기를 느낄 수 있달까. 좀 요상한 표현이지만 그만큼 덕수궁 내부는 어쩐지 외로움이 느껴진다.
< 덕수궁 정보 >
월요일 휴무
매일 9 : 00 - 20 : 00
매표시간 20시, 퇴장시간 21시까지
어른(만25세 이상) 1,000원
수문장 교대식 : 매일 3회 (11:00, 14:00, 15:30)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회 얼마나 정성스럽게 하시는지 표정에서 엄숙함이 느껴진다.
실제로 봤을 때 가장 놀라는 장면. 얼마나 힘 있고 멋지게 치시는지 깜짝 놀라게 된다. 일반인이 치는 걸 잠시 볼 기회도 있는데 힘의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정말 온 힘으로 하시는 거구나 생각하게 된다.
진중하신 표정과 북채, 북이 만나는 장면을 한 컷에 담고 싶었는데 실패했네. 다음 번에 꼭 성공해봐야지.
한국인에게도, 외국인에게도 신기하기만 한 수문장 교대식 :)
인물을 보고 뽑으시는 게 맞는 듯. 표정도 자세도 늠름해서 누구나 카메라를 들이대...고 싶은 마음 이해해요. ㅎ 화려한 색깔의 한복도 멋짐 폭발에 한몫한다.
마음먹고 출사를 나갈 때는 어떤 마음으로 사진을 찍을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꼭 가지려고 한다. 출사 전 날씨나 촬영 포인트를 찾아보는 것과는 별개로, 이 공간에서 나만의 주관적인 시선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그저 남들이 찍은 사진만 보다가 그 장소에 가게 되면 백발백중 그 사진 속 그 공간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잘못하면 그날 온종일 촬영이 망하는 수가 있음. ㅜㅜ
조선 후기까지 왕실에서 거의 관심을 갖지 않던 궁, 격변의 시대를 살아내던 고종, 큰 화재, 밀려드는 근대화 건물들.
역사적인 사건들을 많이 겪었던 덕수궁이라는 내 인식 때문인지, 궁의 입구를 들어서면서부터 외로움과 낯섦이 몰려왔다. 웅장하지도 장엄하지도 않은 작은 부지에 동양과 서양의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고종은 이곳에서 마음 편히 하늘 한 번 본 적 있을까. 괜히 땅에 그려진 나무 그늘이나 시들어가는 꽃에 시선이 간다.
석조전의 대한제국역사관 내부를 관람하려면 일주일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선착순 예약이며, 회 당 총 인원이 15명이다.
예약 신청하는 곳
http://www.deoksugung.go.kr/c/schedule/info/SB
'진정 ㄹㅇ(레알, 리얼)?' 전광판과 건물 숲과 외국인과 궁이 함께 공존하는 곳. 아이러니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인트가 참 많은 곳이구나.
서양식 건물과 고궁의 처마가 맞닿는 곳들을 담고 싶었다. 낮게 기울어져 포근하면서도 장엄한 궁과 하늘 높이 치솟은 견고한 서양 건축물의 대비. 신기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어쩐지 기분이 묘하다.
경복궁이나 창경궁과는 다른, 또 다른 마음을 안겨주는 덕수궁. 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고 하는데 코로나가 얼른 끝나서 올가을쯤엔 꼭 다시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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