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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하루/카페탐방

진짜로 좋아하는 게 뭐야, 부산 서면 모루식당

by 소소한컷 나비 2020. 4. 25.

 

 

 

 

  네가 진짜로 좋아하는 음식이 뭐야?

 

  하고 누군가 물었을 때, " 카레 "라고 대답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쩐지 너무 흔하다고 느끼는 건 자취 때 먹은, 수많은 오뚜기 3분 카레의 영향이려나. 그닥 카레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지만, 한 두 가지의 재료와 시판 카레가루만 있으면 뚝딱 만들 수 있는 요리라서 한 달에 한두 번은 해 먹는 편이다. 얼마나 재료가 손쉬우면 3분짜리 레토르트 식품으로까지 만들겠나. 

  당근, 양파, 감자를 툭툭. 돼지고기를 툭툭. 끝.

 

  이런 나만의 편견때문인지, 카레로 유명한 식당이 있다고 하면 꽤 호기심이 생긴다. 궁금해서라도 꼭 간다. 내가. (이 정도면 카레를 좋아하는 걸지도)

 

카레와 함께 누리는 다붓한 공간, < 모루식당 >

  

 

  얼마나 유명하냐면 본점인 서면점을 시작으로, 잠실, 울산, 통영, 천안, 대구, 진주 등등으로 몇 호점이나 늘어났다. 세상에 얼마나 맛있으면 카레로 전국에 지점을 늘리나 싶었다. 이쯤 되면 당연히 본점에 가봐야지.

 

  모루식당 서면점의 웨이팅은 이미 유명하다. 주말이나 휴일에 방문한다면 12시 오픈보다 훨씬 일찍 가서 웨이팅을 감수해야 한다. 주변이 전포 카페거리이고, 가까이에 들를만한 NC백화점도 있으니, 나처럼 꼭 먹어보겠다는 일념으로 방문한다면 여유롭게 가서 기다리자. 

 


 

이용 시간 :  12:00 오픈 후 카레 소진까지 (휴무 일요일, 월요일)

브레이크 타임 :  15:00 - 17:00

 

주요 메뉴 :  반반카레 9,000  /   새우크림카레 8,000   /   오늘의 특선 카레 8,000

 

 

 


 

 

 

 

 

  식당 외관을 보고 살짝 예상했고, 들어서자마자 느꼈다. 사람들이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를.

 

  인스타, 유튜브, 페북 등의 SNS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언젠가부터 인증샷을 남기게 됐다. 내가 바로 이곳에 갔었다는 걸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 지인들과 공유하는 문화. 나 또한 사진이 취미이지만, 풍경사진보다는 일상의 기록을 남기는 일상 수집가(?) 정도의 포지션으로 스스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그렇게 인증샷을 남기려면, 음식이 맛있기만 하고 풍경이 멋지기만 해서는 안된다. 

  그 속에 내 얼굴도 함께 담을 수 있을 만큼 공간도 예뻐야 하고, 내가 맞춤하게 들어갈 만한 아름다운 풍경이어야 하는 것이다. 음식도 맛있지만 인테리어도 예쁜 곳, 꽃도 예쁘게 피었지만 내가 쏙 들어가서 찍을 수 있는 곳.

 

 

 

 

 

 

 

 

  <모루식당>은 적당히 소박하고, 적당히 도란도란 앉을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다.

  가장 큰 테이블이 4인용 하나이고, 나머지는 일렬로 벽에 붙은 테이블이거나, 2인용 작은 테이블이다. 떠들래야 떠들 수 없을 만큼 작은 공간이라, 큰 목소리가 나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하게 되는 그런 공간. 나랑 내 친구들만 아지트처럼 알고 싶은 그런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사람들은 이 공간에 매력을 느낀 게 아닐까. 

  식당으로써 음식이 맛있는 건 당연한 거고, 유니크함과 다붓함이 공존하는 공간이라 적당한 웨이팅이 필수인 곳.

  이곳이 만약 훨씬 더 큰 공간이라 웨이팅도 필요없고 북적북적 한 곳이었다면 성공할 수 있었을까. 물론 답은 알 수 없지만.

 

 

 

 

 

 

 

 

 

 

  물론 앞서 말했듯 카레도 맛있었다. :) 네, 전 분명 카레를 좋아하나 봐요.. 하핫.

  

  우리 부부는 재미없고 도전하지 않는 부부라 둘 다 반반카레를 주문했다. ㅋㅋㅋ 한 명이라도 다른 걸 먹어볼걸. 

  그리고 혹시나 매울까봐(새우크림카레와 특선 카레가 반반 섞였는데, 크림카레 쪽은 전혀 맵지 않다.) 아이를 위해 두 마리 새우튀김도 주문했었다. 아코, 담김 새도 예뻐라. :)

 

 

 

 

 

  잘 먹었습니다아~ :)

  당연히 재방문 의사 있습니다. 

  

  다른 지역의 모루식당도 이런 분위기인지 문득 궁금하네.

  잠실에 갈 일이 있다면 한 번쯤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