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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하루/카페탐방

[책리뷰] 당신은 무엇을 욕망하여 티스토리를 쓰는가.

by 소소한컷 나비 2020. 4. 18.

 

< 인간이 그리는 무늬 >

 

 

 

 

  나는 무엇을 욕망하는가.

  현재 나의 욕망은 애드센스인가?

 

  거의 20년 간 네이버블로그를 쓰다가 티스토리로 넘어온 이유는 2가지였다. 

 

  1.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찾고 싶었다.

  2. 주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1.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날들

 

  외동아이와 함께 코로나를 보낸다는 것은, 아이가 눈을 뜬 아침부터 잠드는 시간까지 아이와 놀아줘야 한다는 뜻이다. 아, 정확히 '하루종일' 놀아주진 않는다. 놀아주지 않는 시간에 청소기를 돌리고, 아침/점심/저녁을 준비하고, 밥 먹이고, 짬짬이 설거지와 빨래를 하고, 잠깐의 오후 산책을 다녀와야 한다. 

 

  ... 내 시간이 없다. 방학기간이 점점 길어질수록 내 뇌가 없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건 내 아이가 사랑스러운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실제로 전래없는 이 긴 방학동안 아이와의 친밀도가 정말 높아졌다.) 사랑과는 별개로 나의 자아에 대한 문제였다. 

 

뭐라도 찍어보는 일상

 

p.136  개별적 욕망에 집중해야 멋대로 할 수 있고, 멋대로 해야 잘할 수 있습니다. 

 

P.212  우리가 우리를 지키는 힘이 발휘 되는 공간은, 사실은 보편적 이념의 세계가 아니라 구체적 일상의 세계예요. 자기가 자기로 존재할 때 자기 눈에 자기의 일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일상이 보이기 시작할 때, 세계가 보이기 시작하고, 거기서 문제가 보이기 시작하는 거예요. 결국 진실한 태도로 자기를 만나게 됩니다.  

 

P.243  세계는 항상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대답을 요구합니다. 무엇인가 반응하라는 것이죠. 그래서 세계와 나 사이에는 항상 일정한 긴장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사실 궁극적으로는 세계와 나 사이에 존재하는 이 긴장을 어떻게 관리하는가가 자기 삶의 실질적인 모습일 것입니다. 그 긴장에 어떤 태도를 취하고 또 어떤 형식으로 반응하는가가 삶의 내용이 된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기록을 해두자고 마음먹었다.  

  내 뇌를 다시 찾아오려고. 내 욕망에 집중해서 갑자기 사라져버린 것 같은 2020년의 3, 4월을 잡아두려고. 

 

  2. 내 지인들이 읽을 내 일기장,  네이버 블로그

  문득 의외의 복병이 나타났다. 

  기존에 쓰던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쓰면, 나의 모든 주변인들이 읽을 수 있다. 20여 년을 썼으니.. 뭔가, 진솔한 글을 쓰고 싶은데, 일기장을 다같이 공유하는 느낌이랄까. 나는 글을 썼을 뿐인데, 몇 분 뒤 다들 나에게 카톡으로 위로해주는 아찔한 상황?? 

 

  그래서 티스토리로 거처를 옮겼다. 그런데..

 

 

  애드센스??

 

  P.245  철학이 경이로움으로부터 출발한다고 하지만, 그 경이로움을 생산하는 창조적 계기는 바로 다른 것이 아닙니다. 모든 불안을 이겨내고, 돌아보려고 용을 쓰던 바로 그 힘이죠. 그 힘이 바로 용기가 아닐까요?

 

  지금의 내 불안을 이겨내려고, 돌아보려고 힘을 내어 애드고시를 보려고 마음 먹었다. 1일 1포에, HTML도 고민하고, 어떤 글이 돈이 될지 매일 고민도 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내가 하려던 건 기록인데, 어느새 수익형 블로그를 만들려고 공부하고 있네?

  마음속에 자아는 없고 자본만 남아 버렸다. 

 

  내 욕망에 따라 새 거처에 블로그를 하게 한 < 인간이 그리는 무늬 >

  그리고

  어느새 자본만 남은 내 뇌를 정신차리게 한 것도 < 인간이 그리는 무늬 >

 

  정신차리자. 

  팬데믹이 지나고 곧 경제공황이 온다고 말이 많은데, 정신차리고 있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