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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하루/카페탐방

[책리뷰] <윤미네 집> 비싼 카메라로 내 아이를 찍는 게 어때서?

by 소소한컷 나비 2020. 4. 16.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집이 아닐까 싶다. 아마추어인 나도 귀동냥으로 하도 많이 들어서 < 인간가족 > 이후 두 번째쯤인가 산 사진집인데, 사실 그 당시엔 구입이 쉽지 않았다. 

  처음 < 윤미네 집 >은 1990년에 초판 1000부만 발행을 했었다고 한다. 그렇게 모든 책을 소진한 후 재간을 하지 않았는데 그동안 중고책 값이 어마어마하게 올라가 버린 거다.

 

 

 

  내가 < 윤미네 집 > 중고책을 한창 찾을 때가 2000년도 중 후반쯤이었는데, 부르는 게 값이라는 말과 함께 15만 원~20만 원 정도엔 살 수 있다는 소문만 들었었다. 그때는 길을 걷다가 헌책방이 보이면 무조건 들어가서 찾아보곤 했었는데, 그 많은 헌책방에서..

  단 한 권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인기가 얼마나 많았으면. ㅜㅜ  

  그러다가 2010년, 20년 만에 다시 세상에 나온 것이다. 그때 뉴스를 보고 있었는데, 재간한 < 윤미네 집 >이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그때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ㅜㅜ 바로 책을 사고 지금까지도 아껴가며 읽고 있다. 

 

 

 

 

  사진을 찍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있다. 

  " 그렇게 비싼 장비 사서 뭘 찍으려는 거야? "

  " 고작 아이사진 찍으려고? "

  " 멋진 모델사진이나 외국 풍경사진 정도는 찍어야지. 카페 사진, 밥 사진을 찍어 뭐하려고. "

 

  " < 윤미네 집 >은 진짜 아마추어리즘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최재균_ 포토넷 대표 

  '아마추어리즘'이란, 스포츠 등에서 즐기기 위해 취미 삼아 경기하는 태도를 말하는데, 허투루 대충 임한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더욱 진지한 태도로 나의 욕망을 위해 공부하고 노력하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이 책은 자신의 딸 윤미와 자신의 가족을 26년 간 꾸준히 촬영해서 기록한 아빠의 시선을 담은 책이다.  

작가, 전몽각 님

 

  비싼 카메라로 내 아이 사진을 찍으면 왜 안돼?

  예쁜 카페나 맛있는 음식을 찍어서 기록으로 남기면 왜 안되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가장 질 좋은 카메라로 남기고 싶은 게 웃음거리가 될 일은 아니다. 애정을 담아 인테리어 한 카페나 잘 만들어진 요리는 하나의 멋진 예술작품 같이 느껴질 때도 있다. 

 

https://sanhorang-nabi.tistory.com/

 

나의 딸, 솔

딸아이와 함께 크는 엄마와 딸의 육아일기입니다.

sanhorang-nabi.tistory.com

 

  나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을 최대한 잘 찍어주고 싶은 마음으로 카메라를 공부하고 장비를 업그레이드 해왔다. 

  위의 블로그는 그런 마음으로 담은 딸의 사진과 성장일기를 모두 정리하기 위해 만든 블로그이다. 지금의 내 사진이 칭찬받을만하다면, 그건 바로 나에게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주는 '아마추어리즘' 때문일 것이다.

  나의 욕망이 나를 키우고, 그렇게 욕망하는 개인이 많을수록 사회도 성장하는 것 아닐까?

 

 

흐리거나, 어두워도 최고로 아름다운 사진

 

  무조건 좋은 카메라로 찍어야 한다는 말도 아니다. 비싼 핸드폰이 아니라도 좋다. 남의 판단을 의식하느라 고민하고 주저하는 사이, 아이는 이미 훌쩍 커버리고, 음식은 모두 먹어버렸고, 추억이 담긴 카페는 이전해버린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어두워도, 흔들려도, 소소해도, 멋지지 않아도 지금을 기록해 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윤미 아빠' 전몽각 작가처럼 사진으로 남겨도 좋고, 블로그나 인스타를 이용해 글로 남겨도 좋다. 

 

 

 

  나도 언젠간 저렇게 훌쩍 큰 딸을 찍을 때가 오겠지. 사진 속 윤미처럼 교복을 가다듬는 똑단발의 딸 모습은 아니겠지만. 기상천외한 반티를 입고 친구들과 함께 있는...... 뒷모습을 찍겠지? -_ -;; 

  늙은이 같은 말이겠지만,

  .. 아니 왜 다들 뒤돌아 찍고, 눈 감고 찍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