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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하루/사진여행

신비로운 고대 비밀의 숲, 제주 효명사 이끼숲

by 소소한컷 나비 2020. 6. 2.

 

신비로운 비밀의 숲

제주 효명사 이끼숲

 

 

 

  오늘도 제주 소식을 들고 왔습니다 :)

  언젠가의 포스팅에서 제가 말씀드린 적 있는데, 전 원래 굉장히 집순이예요. ㅎㅎ 그런데 어쩌다 사진 찍는 게 취미가 되어 산으로 들로 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집순이(?)스러운 본연의 성격이 촬영지 선정 때 드러나는데요, 새로운 곳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보다는 한 두 군데만 열심히 판다는 점입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제주도. 

  저는 제주도로 1년에 두어 번씩 작정하고 촬영하러 갑니다. 보통 새벽 비행기를 타고 가서 2박 3일 뒤 밤 비행기를 타고 알차게 돌아오지요. 물론 올해는 코로나로 못 갔지만요. 흑. 마스크 없는 제주로 가득 차 있는 사진 폴더를 열고, 초록 초록한 사진으로 제주 핫플을 또 한 곳 소개합니다. 

 

 

 

 

 

 

  제주에 '효명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스님 한 분이 기거하며 관리하시는 곳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대웅전(?) 같은 큰 법당이 있는 곳이 아닌 작은 절입니다. 쑥스럽게 스님께 인사드리며 작은 마당을 지나 숲으로 들어가면 곧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타나고, 그 계단 아래에 초록으로 뒤덮인 작은 문이 보입니다. 그 문이 바로 '극락의 문' 또는 '천국의 문'이라 불리고 있어요. 

  (두 번째 사진이 계단의 아래쪽, 극락의 문에서 올려다보며 찍은 사진입니다)

 

  이 문은 '콩자개 덩굴'이라는 식물로 뒤덮여 있는데, 워낙 빈틈없이 아치형 돌 문을 덮고 있어 신비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이 극락의 문 앞이나 옆에서 많이들 사진을 찍으시죠. 콩자개 자체도 평소 자주 볼 수 있는 식물이 아니고, 돌의 굴곡에 따라 깊이감을 주고 있는 이끼와 콩자개가 굉장히 이국적인 느낌을 줍니다. 

 

 

 

 

 

  이곳은 앙코르 와트인가, 미지의 세상인가, 막 이러면서 넋을 잃고 둘러보게 됩니다. 

  콩자개도 신기하지만 미끄럽지 않고 적당히 폭신한 이 이끼가 더 신기합니다. (이 이끼 이름 아시는 분 안 계실까요?) 근처의 나무와 바위를 대부분 뒤덮고 있는데, 이 때문에 이 숲 전체가 마치 고대의 숲처럼 느껴져요. 더불어 이곳이 '효명사 이끼숲'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유이지요. 

 

  멀리서 웨딩 스냅을 찍고 계시네요. 

  화려하지 않은, 아름다운 머메이드 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짙푸른 턱시도를 입은 신랑이 이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숲과 잘 어울리네요. 고대의 숲엔 역시 머메이드 드레스지.. 막 이러면서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다른 분들의 블로그 사진들을 찾아보며 알게 됐는데, 많은 분들이 극락의 문만 찍으시고 아래쪽 이끼 계곡이나 건너편 숲으로는 많이 안 가시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극락의 문도 멋있지만, 그곳은 이 숲의 너무 일부분이라 그곳만 보고 가신다면 너무 아쉬워요. 

 

  굽이 높은 신발이라면 내려가기 조금 힘들겠지만 계곡물이 콸콸 흐르는 게 아니라서 웬만한 신발을 신고서는 충분히 내려갈 수 있습니다. 아, 이끼를 너무 훼손하지 않도록 차라리 신발을 벗고 걷는 게 훨씬 낫고, 또 편하기도 해요. 

 

 

 

 

 

 

  이끼숲 계곡을 지나 건너편 숲으로 들어가면 이런 깊은 숲도 만날 수 있습니다. 소요시간을 약 2시간 정도로 넉넉히 잡으시고 극락의 문과 이끼숲, 울창한 숲까지 신비하고 비밀스러운 숲을 거닐고 오는 여유를 가져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