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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하루/사진여행

남양주 물의정원 양귀비 붉은바다

by 소소한컷 나비 2020. 6. 7.

 

 

 

 

 

 

  새벽을 달려 남양주에 도착했습니다. 

  경기도 권역에서 이렇게 대단위의 양귀비꽃을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끝도 없이 펼쳐진 양귀비를 구경할 수 있지요. 서늘한 아침의 강바람과 함께 이따금씩 양귀비는 붉은 바다처럼 넘실거립니다. 

 

 

 

 

 

남양주 물의 정원

양귀비 붉은 바다

 

 

 

  기상시간 새벽 3:00

  전날 아무리 일찍 잠들었어도 갑자기 이렇게 이른 시각에 일어나는 건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죠. 그래서 가끔씩 새벽 출사를 갈 때마다 스스로에게 말하곤 합니다. ' 내가 다시는 새벽 출사 가나 봐라. 내가 미쳤지, 내가 미쳤지. 낮에 그냥 가지, 내가 미쳤지. '

  

 

  준비시간 새벽 3:30

  카메라와 렌즈, 여분의 배터리를 챙깁니다. 필요하다면 필터나 추가의 렌즈를 한 두 개 더 챙길 때도 있지만, 프로 사진가가 아닌, 혼자 신난 아마추어 사진가이니, 대부분 카메라에 렌즈 하나만 달랑 매고 쪼르르 나가는 편입니다. 몸이 무겁고 고민이 많으면 즐길 수가 없으니까요. 

  당 떨어지면 먹을 사탕이나 껌, 물과 여분의 겉옷, 삼각김밥이나 삶은 계란처럼 간단한 주전부리를 가방에 챙기고 나섭니다. 

 

 

  만남 4:00

  고속도로 간이정류장에서 만나 일행과 합류합니다. 역시 함께하는 여행은 한 차로 가야 제맛이죠. :)

  고속도로 간이정류장은 등산객들과 출퇴근 회사원들이 많이 이용합니다. 때문에 사람이 많을 시간에 이곳을 이용하면 그냥 사람들 따라가면 돼요. ㅎㅎ 평일에 이용하면 대기실이 꽉꽉 찰만큼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저의 경우는 너무 이른 새벽이라 사람이 없을 것 같아 미리 길을 알아보고 갔는데, 다음카카오 맵이나 네이버에도 명확하게 나와 있어 헤매진 않았습니다. 

 

  저는 '죽전 간이정류장 상행'을 이용했습니다. 고속도로 길가에 덜덜 떨며 기다릴까 봐 부쩍 긴장(쫄..)하고 있었는데, 대기실까지 멀끔하게 있어서 좋았습니다. 상행이든 하행이든, 고가의 경부고속도로를 옆에 끼고 조금만 걷다 보면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을 통해 올라가서 대기실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혹시 죽전 간이정류장을 이용하실 분들은, 풍덕천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은 무료개방이며, 간이정류장까지 도보로 넉넉히 10분이면 도착합니다. 

 

 

 

남양주 물의정원 양귀비

 

 

 

 

  새벽도 아닌, 한밤중에 일어나는 딱 그때만 힘들지 막상 출사지에 도착하면 역시 새벽에 왔어야 하는구나, 하며 감탄하게 됩니다. 물론 저보다 더 일찍 도착한 분들을 보며 깜짝 놀라는 건 언제나 겪는 일이고요. 

 

  사진가들이 많이 모여있는 저곳이 일출 핫스팟인 것 같은데, 얼핏 보아도 60~70명 정도 되어 보이네요. 앞 뒤쪽 다른 스팟에도 많이들 계셨으니 아마 100여 명 정도가 새벽 5시 전부터 이곳에서 일출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전 역시나 생활사진가(?)이니 일출 사진은 애초에 접고 그저 즐겁게 예쁜 양귀비만 찾아다니느라 총총 바빴습니다. 껄껄.

 

 

 

남양주 물의정원 양귀비 붉은바다

 

 

 

 

 

  해가 뜨기 시작하면 풍경이 점차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얇은 주름치마 같은 양귀비의 꽃잎 뒤로 햇살이 투과되면서 선명한 붉은빛의 호롱불이 탁- 탁- 켜집니다. 살짝 접혀있던 양귀비꽃들도 좀 더 꽃잎을 열고, 한 자리에서 일출을 기다리던 사진가들도 이리저리 흩어지며 본격적인 촬영을 시작합니다. 

 

  사실 이렇게 사진가들의 대형(?)이 흩어지기 전에 꽃 가까이에 다가가면, " 어이! 거기 좀 나와요! 세팅 다 해놨는데! 쯧. " 하며 대놓고 면박을 받기 쉽습니다. 아오... 기분이 확 상하지만, 안 좋은 기분을 그대로 안고 있으면 그날의 촬영은 다 망합니다. 제가 손해예요. 가끔 이렇게 유명한 출사지에 가면 멘탈을 단단히 챙겨야 한답니다. 

  입장을 바꿔보면, 이 한 장을 위해 밤을 꼬박 새우고 하루를 비워 멀리서 오셨을 수도 있으니까요. 적당히 사과하고 전 그냥 다른 풍경을 찍으러 떠납니다. 이렇게 날카로운 마음으로 찍는 사진이 좋을 리 없다며 혼자 구시렁구시렁거리긴 하지요. ㅋ

 

 

 

 

 

  올해 물의 정원엔 붉은 양귀비와 함께 하얀 안개초도 가끔씩 보입니다. 멀리 수레국화(?)도 조금 보이는 듯하고요. 양귀비는 대체로 붉은색이지만, 아주 드물게 하얀색과 연한 핑크색도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엔 노란색 양귀비꽃도 있더라고요. 꽃밭 한가운데에 있어서 카메라에 담진 못했지만, 작년보다 좀 더 볼거리가 많아진 모습입니다. 

 

  잠깐 촬영 팁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위의 사진들을 보셨던 것처럼 양귀비는 특히 빛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냥 해가 완전히 떴을 때, 해를 바로 받는(순광) 양귀비를 찍는 것과 해를 뒤에 두고(역광) 찍는 것은 천지차이입니다. 정말 매력도가 확 낮아져요. 

 

  그렇다면 왜 아침에 갔냐고요? 아주 간단한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1. 아침에 가야 사람이 적습니다. 

  2. 꽃은 아침 빛에 가장 싱싱합니다. 

 

  단순하죠?^^ 특히 1번의 이유가 큽니다. 사람이 적다면 당연히 오후에 가도 좋습니다.

 

 

 

물의정원 양귀비

 

 

 

 

  저야 뭐, 워낙 기다리고 고민하던 출사라 봐도 봐도 질리지 않네요. :)

  양귀비 풍경사진을 한참 찍고 지인들과 인물사진까지 찍고 나서 8시가 돼서야 자리를 떴습니다. 오후에라도 양귀비를 보실 분은 지하철 운길산역과 가까우니 꼭 다음 주 내로 다녀오세요. 지금은 만개 상황이지만, 6월 14일 이후부터는 많이 지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대중교통 : 지하철 운길산역 1번 출구에서 도보 8분

승용차 : 새벽에는 제1주차장이 닫혀있습니다. 바로 옆의 2 주차장(공터)에 주차하세요.

그마저도 꽉 찼다면, 조안 보건소 방면으로 조금 더 가면 또 한 번 공터가 나옵니다. 

화장실 : 제1주차장 입구에 간이화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