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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촬영팁

신비로움을 더해주는 노란 테두리, 림라이트

by 소소한컷 나비 2020. 4. 27.

 

  " 림 라이트 (rim light) "

 

  아래의 사진을 먼저 한번 보실까요? 

  일반적으로 보던 사진과 다른, 몇 가지의 특이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것들이겠지요.

 

  1. 사진이 비교적 어둡게 찍혔다. 

  2. 그렇다면 시간은 아침이나 저녁이려나.

  3. 앞모습이었다면 얼굴이 시커멓게 나왔겠군. 망한 사진이네. 

 

 

  여기서 조금만 더 관찰하거나, 사진을 찍어보신 분이라면 이런 점도 더 발견하시겠지요.

 

  4. 태양이 피사체 뒤에 있네. 이걸 역광이라고 하지.

  5. 전체적으로 노란빛이 나는 걸 보니 아침보다는 오후 시간에 찍었겠다.

  6. 카메라 설정값을 조절하면 좀 더 밝게 찍을 수 있었을 텐데, 왜 이렇게 찍었지?

 

 

  네, 정리하자면,

  이 사진은 해가 노릇노릇해지는 오후 시간대에 촬영했으며, 해와 제가 마주 보는 '역광'상황에서 촬영했습니다. 멀리 있는 산 뒤로 해넘이의 거의 막바지 순간이었는데, 마침 개나리가 별처럼 반짝이기 시작했습니다(역광의 빛이 개나리의 꽃잎을 투과하며 노란 꽃잎 스스로 빛이 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노란 개나리 별꽃'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살짝 어둡게 찰칵! 찍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사진을 다시 자세히 보실까요? 

  양쪽 다리와 왼팔에 샛노란 테두리가 만들어진 게 보이시나요? 

  맞습니다. :)  이것이 바로 '림라이트' 입니다.

 

 

 

  위의 사진은 역광이 아닌, 측면 위쪽에서 빛이 내리는 '사광'인데요, 시간대나 환경 등은 첫 번째 사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제가 찍을 때 뒤에서 찍은 게 아니라, 아이 옆으로 자리를 옮긴 것뿐이지요. 

 

  빛이 어떤 상황일 때 '림 라이트'가 생기는지 쉽게 아시겠지요?^^

  역광 상황일 때, 조금 어둡게 찍을 때, 가능하면 해 질 녘의 노란빛일 때 림 라이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무조건 오후의 해 질 녘에만 림 라이트를 만들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때에 따라 뒤에서 인위적 조명을 비춰 효과를 만들기도 하고, 위의 사진처럼 일출 때도 볼 수 있습니다. 

  '림 라이트'는 말 그대로 '테두리 빛'이라는 뜻인데요, 이 때 꼭 노란색이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거든요. 

  다만 가장 쉽게, 예쁜 노란색으로 림 라이트를 만들려면 오후의 노란빛이 손쉽고, 예쁘다는 것입니다. 

 

  위의 사진은 주된 피사체인 '호밀'이 너무 가늘어서 림 라이트 테두리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호밀 껍질의 연한 끝부분에 아침 햇빛이 투과되면서, 갑자기 호롱불이 켜지듯 연노랑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아침의 해는 저녁의 해와 성질이 많이 다른데요, 저녁 해보다 아침의 해가 힘이 훨씬 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힘세게 빛을 뿜어내서 노란빛도 거의 안 나고, 카메라로 광량을 조절하기도 꽤 어렵습니다.

  어? 아침해는 노란빛이 아니라고요? 위 사진은 노란데요?

  네 :) 위 사진에서 호밀이 노랗게 보이는 이유는, 말씀드렸듯 '호밀의 껍질 끝부분이 연노랑, 연초록'이라 그냥 하얀빛이 투과되면서 더욱 노랗게 보이는 것입니다. 

 

 

 

  역광 상황에서, 그리고 일상 속에서 우리가 예쁘게 찍을 수 있는 피사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위 사진의 강아지풀이지요. :) 여름의 중반부터 어딜 가나 흔하게 보이는 강아지풀을 저녁노을과 함께 만나보세요. 복슬복슬한 노랑 강아지 꼬리들을 다글다글 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에 강아지풀을 들고 귀엽게 서 있는 아이를 찍으면 더 이쁘겠지요? ^^

  따뜻한 느낌과 평화로운 느낌이 드는, 멋진 추억사진 한 장을 찍을 수 있으실 겁니다. 

 

 

 

  몇 해 전 안성팜랜드 코스모스 밭에서 찍었던 역광 사진입니다. 

 

  이 사진에는 손 아래로 그늘이 져서 얼굴에만 림 라이트가 만들어졌네요. 아이의 표정을 살리기 위해서 진노랑의 림 라이트는 포기하고, 살짝 밝게 찍었습니다. 

  이렇게 표정을 살리고 싶으시다면 림 라이트를 양보하고 조금 밝게 찍으시고,

  표정보다 배경이나 분위기가 살아야 한다면, 더욱 어둡게 찍어서 첫 번째 사진처럼 림 라이트를 만들어 보세요.

 

  날도 따땃~해지고, 요즘 정말 림 라이트 찍기 좋은 맑은 저녁이네요.

  행복한 나날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