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특별한 하루/사진여행

맛집도 포기하게 만드는, 제주 사려니숲

by 소소한컷 나비 2020. 4. 28.

 

< 치유의 숲, 제주 사려니숲 >

 

  제주를 여행할 때면, 가능한 빼놓지 않고 들르려고 애쓰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 사려니 숲 '입니다. 

 

사려니숲의 빛망울(보케)

 

 < 사려니 숲 (붉은오름 입구 쪽) >

 

 

  사려니숲은 해안과는 조금 거리가 먼, 내륙의 도로를 타고 따로 들어가야 하는데요, 며칠간의 제주 여행기간 내내 바다만 본다면 서운하지요. 해안도로만 타고 다니면 바다, 카페, 식당만 며칠간 보다 집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큽니다. 애초에 여행 계획을 잡을 때, 비자림이나 사려니숲처럼 숲길을 잠깐이라도 걷는 코스를 넣어두면 여행 일정이 더 다양해집니다. :)

 

 

  시간적 여유가 많다면 사려니 숲길 전체를 트레킹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듯 합니다. 전체 코스는 2시간 ~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들었는데요.

  사실 저는 매번의 제주여행이 빡빡한 일정으로 구석구석 누비고 다니는 코스였어서..^^;;; 벌써 몇 번이나 사려니숲을 갔었지만, 마음 편히 트레킹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음을 실토합니다. 흑.

 

  그럼에도! 그렇게 빡빡한 일정속도 억지로 끼워 넣으며 꼭 가는 곳은!! 지난 번에 갔는데도 또 가는 그곳은!!

  붉은오름 쪽의 사려니 숲입니다. 

  사려니 숲은 굉장히 커서 입구가 몇 군데 있는데, 그중 한 곳의 입구가 붉은오름 쪽 입구입니다. 이 쪽이 완전히 도로가라서 주차를 하자마자 바로 우거진 숲으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화장실도 초입에 바로 있어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30초 만에 웅장한 숲을 만날 수 있다니. 이 압도적인 스케일과 뜻밖의 안락함이 정말 좋아서, 트레킹으로 이 숲을 벗어나기 싫더라고요. 그래서 언제나, '이번엔 다른 곳도 좀 더 둘러봐야지' 마음먹고 가면서도 늘 보기 좋게 실패하는 곳입니다. 

 

 

  넓게 둘러보아도 좋고, 작게 들여다보아도 좋은 사려니 숲. 

 

  이런 곳은 정말, 말 그대로 마구 셔터를 눌러도 모든 사진이 작품이 되는 곳이에요.

  그래서 어떤 때는 지인들과 셀카만 한~참 찍다가 돌아갔던 때도 있었고, 넓은 숲을 정말 넓~게만 찍을 때도, 아래 사진들처럼 숲을 이루는 작은 부분들만 작~게 찍을 때도 있었어요. 입구에서 거의 벗어나지도 않고 혼자 쪼그리고 앉아서요. ㅎㅎ 정말 다양한 매력을 가진 사려니 숲입니다. 

 

  항상 갈 때마다 2시간은 넘게 카메라와 서성이다 오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트레킹 코스를 다 걷는 시간과 비슷하겠네요. ㅋ 언젠가의 제주 여행 때는 꼭 사려니 숲길 트레킹에 도전해 봐야겠어요. (도전만요, 도전만. 사실 마음만..ㅋ)

  

 

 

 

 

  뾰족뾰족하면서도 매력이 넘치는 삼나무 잎과 열매입니다. 나무를 정확히 아는 건 아니지만, 붉은오름 쪽의 사려니 숲은 대부분 삼나무로 이루어진 듯하더라고요. 거대한 크기의 나무는 나무대로 멋지고, 바닥에 떨어진 아이들은 또 그 나름대로 귀엽고. 몇 번을 가도 질리지 않는 숲이에요. :)

  삼나무에서도 피톤치드가 가득 나오지요. 광활하게 펼쳐진 제주 바다를 보는 것도 힐링이 되지만, 피톤치드 가득한 숲 속을 아무 목표 없이 2시간 정도 방황하다 와도 최고입니다. 

 

  대신 내륙의 숲이라 마땅한 음식점을 찾기는 힘들어요. 물론 근처에 맛집을 비롯한 식당가가 많았다면, 이런 멋지고 고즈넉한 숲을 만나기도 힘들었겠지요. 충분히 참을 수 있습니닷.

  아, 작년쯤부터 주차장 주변에 푸드트럭이 몇 대씩 오더라고요. 어묵도 팔고, 커피도 팔고, 소떡소떡도 팔았습니다. 저도 일행과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맛집으로 갔었어요.

  여행 일정에 사려니 숲을 넣으신다면 저처럼 간단히 해결하고 움직일 계획을 짜거나, 미리 식사를 하고 숲으로 이동하는 방법이 좋겠습니다. 

 

 

삼나무 열매

 

 

 

 

 

 

 

  언제 봐도 다시 들어서고 싶은 숲이네요.

  아직은 코로나 때문에 고민되시겠지만, 언젠가 제주 여행을 하신다면 꼭 추천드리는 곳입니다. :)

 

 

 

안개비 속의 사려니숲 길

 

  물론, 막 찍어도 잘 나오는 인생 사진은 덤이지요. 냐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