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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하루/사진여행

렌선여행, 덕수궁

by 소소한컷 나비 2020. 4. 14.

 - 작년 사진, 오늘 글입니다. 현재 4월 19일까지 중명전,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은 휴관 중입니다. -

  도심 한가운데 있는 덕수궁. 빌딩숲에 둘러싸여 있는 덕수궁에 다녀왔었다. 경기도에 산지 20년이 넘었지만 덕수궁은 두 번째 방문이었고, 그나마 한 번은 수문장 교대식도 못 봤었네. 서울은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살지만, 어쩐지 궁은 마음의 거리가 멀다.

  덕수궁에 가기로 마음먹었다면 시간을 잘 맞춰 수문장 교대식을 꼭 보는 게 좋다. 뭐랄까, 어쩐지 굉장히 정적이고 쓸쓸한 느낌의 덕수궁인데, 그나마 수문장 교대식이 있어서 살아 있는 활기를 느낄 수 있달까. 좀 요상한 표현이지만 그만큼 덕수궁 내부는 어쩐지 외로움이 느껴진다.


 < 덕수궁 정보 >

  월요일 휴무

  매일  9 : 00 - 20 : 00

  매표시간 20시, 퇴장시간 21시까지

어른(만25세 이상) 1,000원

수문장 교대식 : 매일 3회 (11:00, 14:00, 15:30)


 

 

 

 

 

 

 

 

빌딩숲 속에서의 교대식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회 얼마나 정성스럽게 하시는지 표정에서 엄숙함이 느껴진다.

 

 

 

  실제로 봤을 때 가장 놀라는 장면. 얼마나 힘 있고 멋지게 치시는지 깜짝 놀라게 된다. 일반인이 치는 걸 잠시 볼 기회도 있는데 힘의 차이가 어마어마하다. 정말 온 힘으로 하시는 거구나 생각하게 된다.

진중하신 표정과 북채, 북이 만나는 장면을 한 컷에 담고 싶었는데 실패했네. 다음 번에 꼭 성공해봐야지.

 

 

  한국인에게도, 외국인에게도 신기하기만 한 수문장 교대식 :)

  인물을 보고 뽑으시는 게 맞는 듯. 표정도 자세도 늠름해서 누구나 카메라를 들이대...고 싶은 마음 이해해요. ㅎ 화려한 색깔의 한복도 멋짐 폭발에 한몫한다.

 

 

 

 

 

  마음먹고 출사를 나갈 때는 어떤 마음으로 사진을 찍을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꼭 가지려고 한다. 출사 전 날씨나 촬영 포인트를 찾아보는 것과는 별개로, 이 공간에서 나만의 주관적인 시선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미리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그저 남들이 찍은 사진만 보다가 그 장소에 가게 되면 백발백중 그 사진 속 그 공간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잘못하면 그날 온종일 촬영이 망하는 수가 있음. ㅜㅜ

  조선 후기까지 왕실에서 거의 관심을 갖지 않던 궁, 격변의 시대를 살아내던 고종, 큰 화재, 밀려드는 근대화 건물들.

역사적인 사건들을 많이 겪었던 덕수궁이라는 내 인식 때문인지, 궁의 입구를 들어서면서부터 외로움과 낯섦이 몰려왔다. 웅장하지도 장엄하지도 않은 작은 부지에 동양과 서양의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고종은 이곳에서 마음 편히 하늘 한 번 본 적 있을까. 괜히 땅에 그려진 나무 그늘이나 시들어가는 꽃에 시선이 간다.

 

 

 

 

 

기묘하게 건물과 겹쳐진 반영

 

  석조전의 대한제국역사관 내부를 관람하려면 일주일 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선착순 예약이며, 회 당 총 인원이 15명이다.

  예약 신청하는 곳

  http://www.deoksugung.go.kr/c/schedule/info/SB

 

 

진정 레알?

 

  '진정 ㄹㅇ(레알, 리얼)?' 전광판과 건물 숲과 외국인과 궁이 함께 공존하는 곳. 아이러니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인트가 참 많은 곳이구나.

 

 

고종은 어떤 하늘을 바라보며 하루하루를 살았을까 -

 

 

 

 

 

 

 

 

 

 

 

 

 

   서양식 건물과 고궁의 처마가 맞닿는 곳들을 담고 싶었다. 낮게 기울어져 포근하면서도 장엄한 궁과 하늘 높이 치솟은 견고한 서양 건축물의 대비. 신기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어쩐지 기분이 묘하다.

 

 

 

 

 

정갈하지만 조금씩 부서진 마음. 아니, 바닥

 

 

 

 

 

 

 

  경복궁이나 창경궁과는 다른, 또 다른 마음을 안겨주는 덕수궁. 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고 하는데 코로나가 얼른 끝나서 올가을쯤엔 꼭 다시 가보고 싶다.

 

궁의 입구에서 조용히 지고있는 작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