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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하루/카페탐방

용인시장 옆 다방 아니고, 카페 <라미니>

by 소소한컷 나비 2020. 6. 3.

 

용인시장 옆

다방 아니고, 카페 <라미니>

 

 

 

  오일장엔 워낙 맛있는 게 많다. 

  안 먹던 씨앗 호떡도 맛있고, 갓 튀긴 찹쌀도넛도 맛있고, 한 그릇에 3,500원 하는 칼국수도 꼭 먹어야 하는 별미다. 매일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5일 만에 열려서 그런가, 질릴 법한데도 꽤 꼬박꼬박 챙겨 사 먹게 된다. 

 

  그렇게 갓 튀긴 도넛과 4,000원도 안 하는 칼국수 틈에 예쁜 카페가 하나 있다. 노른자 동동 띄운 쌍화차를 팔 법한 장소에 감성적인 카페가 들어선 것도 신기한데, 어떻게 알고 사람들이 찾아내어 끊임없이 방문한다. 이 카페만의 시그니쳐 메뉴가 있고(죠리퐁 라테와 호빵맨 푸딩) 워낙 카페 인테리어가 감각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1층 간판 하나 없는, 참치 세상 2층에 자리 잡은 카페를 찾아온담.

  나도 헤맨 끝에 찾아냈지만 사람들도 참 신기하다. 

 

 

김말이라떼

 

  '김말이'라고, 이 카페의 부부 사장님이 기르는 갈색 푸들이 있다. 밀크티에 밀크티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음료인데, 이름이 너무 귀여워서 먹게 됐다. 부드러운 갈색빛이 나서 키우는 강아지의 이름을 따셨을 텐데, 언제나 이런 유머러스한 센스를 가진 사람이 참 부럽다. 

 

  조리퐁 라테, 크렘 브륄레, 단호박 수프, 호빵맨 푸딩 등 카페 라미니는 카페의 작은 규모에 비해 유명한 메뉴들을 꽤 많이 갖고 있다. 센스도 있는데 요리도 잘하시는구나 싶어서, 나보다 10년은 젊어 뵈는 부부 사장님 뒷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누구나 잘하는 것 한 가지는 있다. 피아노를 잘 치거나, 글을 잘 쓰거나, 말재주가 좋거나. 그런데 가장 잘하는 그 한 가지와 조금 덜 잘 하는 두 번째 재능이 만나면 시너지가 어마어마해진다. 

  말재주가 좋은데 노래까지 잘 부른다거나, 의사인데 드럼까지 잘 친다거나(꺅! 정원쌤!). 카페 라미니의 부부 사장님은 감각도 좋은데 메뉴를 만들어내는 센스도 있고 요리실력까지 좋으시구나. 부럽다. 

 

 

 

 

 

 

  게다가 뭐랄까, 디저트와 음료일 뿐인데도 정성이 느껴진다고 그러면 좀 과한가.

  만듦새의 센스야 뭐 카페 인테리어를 보아 짐작 가능한데, 대충 기계로 뽑아낸 맛이 아니다. 미리 얼려뒀거나, 갓 잘라 왔거나, 오랜 시간을 들여 끓였거나. 내가 미식가가 아니라서 '오, 이건 분명히 12시간 이상 우려낸 맛이야!'라는 구체적인 탄식은 못 하겠다. 다만 '잘 몰라. 어쨌든 아무튼 미안한데 잘 모르겠고 진짜 정성이 느껴져.'라고 얼버무리며 쭈뼛거릴 수밖에 없다.

 

 

 

 

  작은 액세서리와 옷 조금을 카페 한 편에서 판매하신다. 귀걸이를 두 개 사 왔는데 함께 봤던 흰색 원피스를 사지 않았던 게 아직도 후회되네. 나이가 들면서 같은 취향의 사람이나 옷을 찾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다음에, 다음에, 미루다간 그저 맨몸으로 늙는다. 쳇.

 

  현금결제만 가능하다. 

 

 

 

 

 

  이렇게 sns용 촬영은 가능하지만 상업적 촬영은 대관을 문의해야 한다. 

  노 키즈, 노 펫.

  카페에 '김말이' 이름을 가진 갈색 푸들이 있는데, 겁이 많아 처음에 짖기는 하지만 그 뒤론 자기 자리를 찾아 혼자 잘 쉰다. 

 


 

이용시간 :  12:00 - 21:00

휴무 둘째, 넷째 월요일

대중교통 : 김량장역 1번 출구 나와서 왼쪽 다리 건너 용인시장 방향. '새 생명 한의원' 골목 'e-참치 세상' 2층

주차장은 따로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