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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하루/카페탐방

제주 구좌읍 평대리 카페 <르토아 베이스먼트>

by 소소한컷 나비 2020. 6. 8.

 

앙버터를 입에 넣으며,

제주 <르토아 베이스먼트>

 

 

 

  '맛'이라는 게 참 떠올리기 묘하다.

  달착지근하다,라고 표현해도 어느 정도의 당도가 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기도 애매하다. 게다가 사람마다 달착지근한 것의 개인차가 있기 마련인데 그것까지 고려하자면 사람마다 너무 달거나 혹은 너무 덜 달아서 결국은 거짓말쟁이가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어, 달착지근하다며. 내 입엔 좀 많이 달던데, 너무하네. 

 

  달거나, 맵거나, 쓰거나, 시거나, 바삭하거나, 쫀득하거나, 폭신하거나 그 정도를 어림짐작 하여 수치화하는 곳도 있다. 물론 ' 신 맛이 50 정도 돼요. '라고 말해버리면 대체 그 50이 어디에 가까운지 모르니, 일반인을 상대로 설명할 땐 누구나 알 만한 기준을 정하기도 한다. 

  ' 신라면 2배 정도의 매운맛 '이라든가, '갓 튀긴 굴튀김에 가까운 겉바속촉'이라든가, '오란다 과자만큼 이에 쩍쩍 달라붙는'라든가 말이다. 뭐, 결국 신라면과 굴튀김과 오란다를 먹어봤어야 성립하는 공식이긴 하지만. 사실 셋 다 먹어봤다고 하더라도 결국엔 '아, 그 정도 맛이려나.' 하고 추측하는 건 똑같으니 모호한 건 매 한 가지다. 

 

 

 

 

  분명히 내가 먹은 앙버터 중 최고로 맛있었다. 

  앙버터는 보통 길쭉한 라우겐 프레첼로 만드는데, 위의 사진처럼 동글동글하게 만드는 것도 라우겐 프레첼이라고 부르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다만, 아 - 세상에서 최고로 맛있는 앙버터는 이 동글동글한 빵에서 출발하는구나, 하고 어림짐작 할 뿐이다. 대체 어떻게 만드셨나, 아니면 어디 유명한 빵가게에서 공수해 오시는 걸까 궁금하지도 않다.

  이 바삭하고도 촉촉하고 동글동글한 빵을 가로로 반을 잘라 딱 적당한 양의 버터를 사이에 물린다. 팥은 따로 내어 조금씩 발라 먹도록 한다. 그걸로 끝이다. 더 이상의 구체적인 설명도 필요 없다. 모든 시작과 끝인 동글동글 프레첼의 레시피라든가, 팥과 버터의 황금비율 등을 알면 뭐하나. 어차피 최고로 맛있는 앙버터는 이곳에서 팔고 있는걸. 그저 감사히 입 안으로 가져간다. 

 

  가격은 5,000원이다. 내 주먹보다 조금 작은 크기의 앙버터를 함께 간 모두와 맛봐야 하니 보통 1/4 조각을 먹는다. 운이 좋으면 1/2 조각을 먹을 때도 있다. 대략 1,250원에서 2,500원어치를 먹는구나. 이 정도 맛이면 한 조각쯤 더 사볼까 싶기도 하지만, 어쩐지 와구와구 양껏 먹어치우면 이 맛에 대한 풋풋함이 사그라져버릴 것 같아 2,500원 어치 정도까지만 욕심을 낸다. 

 

 

 

 

  최고의 앙버터를 파는 제주의 <르토아 베이스먼트>는 주문받는 곳이 1층이고, 메인 카페는 지하이다. 그렇다. 직원들은 평대리 푸른 바다를 보며 커피를 내리고, 손님은 전창으로 이뤄진 지하에서 커피를 마신다. 이런 멋진 직원 복지라니.

 

  구좌읍 평대리의 바닷가를 바로 마주하고 있으니, 해안도로를 달려 제주의 동쪽을 지나갈 일이 있다면 이곳을 꼭 들렀으면 좋겠다. 그리고 꼭 앙버터를 먹어주길. 언제나 맛있는 음식이나 커피를 파는 식당은 제발 사람들이 많이 찾아서 문을 닫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널리 <르토아 베이스먼트>의 앙버터가 보급되길 바라며. 

 

 

 


 

이용시간 :  10:00 - 19:00 (연중무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