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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촬영팁

멋진 풍경에 인물을 쏘옥, 배경이 좋은 인물사진 찍기

by 소소한컷 나비 2020. 6. 4.

 

 

 

배경에 FLEX 해 버렸지 뭐야~

멋진 배경 속 인물사진

 

 

 

  인물사진을 찍을 때 주로 어떤 상황인가요?

 

  아마 둘 중 하나의 상황일 것입니다. 

  1. (멋진 풍경 앞에서) 자! 여기 서봐! 김치!

  2. (인물의 표정이나 포즈 자체의 기록용으로) 어어! 지금 그거 좋다! 잠깐만, 찰칵!

 

  오늘은 이 1번의 상황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어떤 사진은 인물 없이, 그저 풍경만으로도 좋기도 합니다. 하지만 '화룡점정'으로, 인물 하나 콕 넣어놓고 싶은 곳이 있지요. 마치 그곳의 모든 풍경이 단 한 명의 인물을 위해 오롯이 준비하고 있는 듯한 곳이요. 예를 들어 위의 벚꽃길 사진처럼 '아, 저 길에 사람 한 명이나, 연인 한 쌍이 있으면 참 좋겠다~' 하는 곳처럼 말입니다. 

 

  '경복궁', '아름드리 벚나무 하나', '빛이 아름다운 도시 야경' 등과 같은 하나 이상의 명확한 주인공이 있는 풍경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차후에 다루겠지만, 풍경사진도 사람이 아닐 뿐 주인공이 있을 때가 많거든요. 이미 선명한 주인공이 있는 풍경사진에 인물을 넣어 찍으면 " 오~ 너 여기 놀러 갔었구나? "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지요. 즉, 사진을 보는 관찰자가 무의식 중에 주인공을 두 종류로 본 것입니다. '경복궁'과 '한복 입은 나'처럼 말이죠. 

 

  사진에 주인공이 둘 이상이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둘 이상이면 그만큼 시선이 분산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도 두 개 이상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함께 간 일행이 없을 때 사진가들은 어떻게 할까요?

  기다립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바로 위의 사진을 찍은 저처럼요. :)

 

  벚꽃을 찍으러 갔는데 벚꽃을 한참 찍다가 문득 풍경 속에 화룡점정을 찍고 싶은 거죠. 그럴 땐 일단 기다립니다. 마침 좋은 피사체가 그 속으로 걸어 들어올 때까지 말이에요. 하염없이 기다려야 할 것 같지만, 사실 오가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생각보다 몇 분 안 기다립니다.

 

  물론 사진을 보여드리고, 원하시면 메일로도 보내드리고, 사진 이용의 허락(초상권 이용)을 받아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 사진을 그 자리에서 지워버리느냐, 쓸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사실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요. (위의 사진도 게시를 허락받았습니다)

 

 

 

 

  함께 가는 일행, 사진 찍혀주는 일행이 있으면 저는 풍경을 보고 먼저 후다닥 상상합니다. 친구를 이곳에 넣을까, 저곳에 넣을까 하고 말이죠. 

 

  이미 아래쪽 사진(인물이 수국 속에 앉은 사진)을 봐버려서 상상의 여지가 없으시겠지만, 첫 번째 수국 사진을 보시면, 마치 인물을 기다린다는 듯 수국이 비어있는 부분이 보이실 겁니다. 저렇게 '인물을 위한 무대'가 보이면 바로 친구를 부르는 거죠. :)

 

  " 이리 와봐!! 여기 앉아줘! 꽃 향기 맡는 것처럼 한번 해볼까? 서서 허리를 기울이는 건 어때? "

 

 

 

 

  이 곳은 귤나무 밭인데요, 앞쪽 큰 나무에 가려 안 보이지만 오른쪽 방향으로 비스듬히 길이 나 있습니다. 그래서 앞쪽의 연둣빛 큰 나무로 빈 공간을 살짝 가리고, 인물을 저 닫힌 공간 안에서만 왔다 갔다 걸어달라고 부탁했지요. 초록초록의 싱그러운 나무 사이의 인물사진을 찍었습니다. 

 

  결과물 사진은 지인의 얼굴이 너무 명확히 드러나 못 보여드리네요. ^^;;

 

 

 

 

 

 

  위 3 장의 사진 모두, 앵글을 먼저 잡고(배경에 맞게 카메라를 잡고) 함께 간 인물에게 들어가 달라고 부탁한 사진들입니다. 뛰거나, 천천히 오가며 걷거나, 바위 위에 앉거나 해 달라고 그때마다 부탁했지요. 

 

  자, 이제 잘 만들어진 무대 같은 풍경에 인물을 쏙 집어넣는다는 게 어떤 건지 감이 조금은 오시죠? :)

 

 

  앞서 말씀드렸듯, 중요한 건 풍경에 인물이 아닌 다른 주인공이 없을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막연하게만 느껴지시겠지만, 이렇게 공간을 보는 연습 -앵글을 잡는 연습- 을 몇 번만 하셔도 인물사진 촬영에 눈이 확 트입니다. 장담컨데, 안 해보셔서 그렇지 짧은 시간 내에 공간을 보는 안목이 빨리 늡니다. 

 

 

 

  그럼, 이제 아래 2장의 사진을 보며 연습을 해 볼까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저 공간에 넣고 어떻게 찍어 볼까요.

  어떤 포즈를 취하고, 어느 지점에 있도록 할까요. 

  앉을까요? 서 있을까요?  

 

  일단은, 누구를 저 사진 안에 넣고 싶으신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