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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하루/사진여행

뚝섬 한강공원 능소화 벽에서 인생사진을.

by 소소한컷 나비 2020. 6. 11.

 

뚝섬 한강공원

능소화 벽

 

 

 

  이른 장마 소식도 들리고, 올여름은 100년 만의 무더위가 올 거라는 예보도 들리고, 평년보다 5도나 높아 한여름 같은 6월이기도 하고 해서 이래저래 벌써부터 뜨거운 나날입니다. 작년 여름은 꽤 시원하게 보냈다지만, 우리 모두 잊지 않았잖아요? 2018년의 여름을.. 무, 무서워요. 

 

  한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꽃이 있습니다. 능소화. 

  여름의 한가운데를 통과하는 연꽃보다 조금 이르게, 6월 말쯤부터 개화하기 시작하는 능소화입니다. 올여름은 조금 빠르게 시작한다고 하니, 개화가 가장 빠른 대구의 '남평 문 씨 본리 세거지' 능소화도 6월 20일 이후부터 흐드러지게 피겠네요. 사진 속 뚝섬 한강공원의 능소화는 대구보다는 일주일 정도 늦으니, 2020년 6월 넷째 주부터 피기 시작해 7월 첫 주가 개화시기의 절정일 듯합니다. (비, 바람, 기온에 따라 조금씩 다르니, 어디까지나 참고만 하시고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능소화를 처음 접했을 때 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옛날부터 양반가에서만 심도록 허락된 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아래의 사진들 속에서 드문드문 보이지만, 능소화는 시듦 없이 꽃 채로 떨어집니다. 그래서 조용한 여름 햇살 아래에서 능소화를 찍고 있으면, 툭 - 툭 - 낙화하는 소리가 들려와요. 아직 생기가 남아 있는 채로, 누군가 꺾어 던지듯 떨어집니다. 

  아마 그래서 능소화의 꽃말이 지조, 절개, 영광, 명예 등이겠지요. '그리움'도 꽃말에 포함되어 있는데, 누군가를 기다리다가 그대로 툭, 하고 꺾여버리는 누군가의 모습 같아 그런 거겠죠. 어쩐지 참 애달프네요. 

 

 

  아니, 뭐 그렇다고 양반가에만 심도록 허락했대요. 문득 억울함이 느껴지는 걸 보니, 아마 전생에 제가 양반은 아니었나봐요. 아오, 억울해.

 

 

 

 

 

 

  능소화는 주황빛과 진한 다홍빛이 함께 있어요. 게다가 덩굴식물이라 주렁주렁 탐스럽게 늘어뜨린 꽃과 그 속의 인물을 함께 촬영하실 수 있습니다.

 

  경기지역에서는 서울 뚝섬 한강공원과 부천 중앙공원의 능소화가 가장 유명하며, 대구의 '남평문씨 본리 세거지' 능소화는 오래전부터 가장 유명했습니다. 특히 대구의 능소화는 기와가 있는 한식 돌담과 함께 촬영할 수 있어 더 멋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지요. 6월 말에 대구 여행 계획이 있으시다면, 인적이 드물 때 조용히 산책하고 오셔도 좋겠습니다.   

 

 

 

  대구의 남평문씨 본리 세거지는 제가 가보질 않았어서 자세히 설명을 못 드리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는 조금 힘드네요. 

 


 

 

  부천의 중앙공원 능소화는 중앙공원의 한가운데로 가지 마시고, 부천시청역 2번 출구로 나와 왼쪽으로 바로 꺾어 걸으시면 됩니다. 경기 국제통상 고등학교 쪽으로 계속 걸으면 능소화 터널이 나와요. 터널이 길어 사람이 적으면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아무래도 일방향 터널이라 사람을 피하기가 쉽진 않습니다. 

 

 

 

 

 

 

  능소화의 꽃봉오리는 꼭 별처럼 오므리고 있어요. 곱게 접혀있던 꽃잎을 조금씩 펴는데, 이제 막 피기 시작하는 꽃봉오리를 보고 있으면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꿈꾸듯 가만히 잎을 닫고 있네요. 

 

 

 

 

 

 

  참고로 촬영 시 정말정말 덥습니다. 능소화든, 배롱나무 꽃이든, 연꽃이든 여름 햇살을 먹으며 피는 꽃들은 한결같이 땡볕 아래에 있습니다. 모자와 얼음물, 선크림이 필수이고, 한낮을 피해서 촬영하셔야 해요. 저도 으악! 으악! 하면서 찍으러 가요. :(

 

 


 

  성수역 3번출구로 나오자마자 오른쪽 길로 10분가량 직진하시면 됩니다. 도착지점 즈음 짧은 터널이 나오는데, 터널의 왼쪽과 오른쪽 모두 능소화 벽입니다. 하지만 터널에서 나와 왼쪽 방향의 능소화 벽이 훨씬 풍성한 편입니다. 

  자동차나 택시를 이용하신다면 아래의 지도처럼 한강한신아파트를 찍고 가시면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