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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촬영팁

앵글 팁1. 하이앵글과 익스트림 하이앵글

by 소소한컷 나비 2020. 6. 28.

 

 

내가 널 작고 여리게 찍어줄게! 

하이앵글

 

 

 

  오늘부터 3회에 걸쳐 앵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 글은 그 첫 시간이라 다소 재미없는 이론부터 알아가야 하는데, 전~혀 어렵지 않아요. 지극히 단순합니다. 

  

  앵글은 피사체의 위치가 기준이 되어, 카메라가 피사체보다 높은지 / 같은지 / 낮은지에 따라 3가지로 분류됩니다. 각 명칭 또한 달리 부릅니다. 

  (피사체보다) 카메라가 높으면 - 하이앵글.

  (피사체와) 카메라가 같으면 - 아이 앵글 또는 미들 앵글.

  (피사체보다) 카메라가 낮으면 - 로우앵글. 

 

  참 쉽지요? ^^ 오늘은 하이앵글의 효과에 대해서만 간단히 알아보고, 차례대로 아이 앵글, 로우앵글에 대해 차차 포스팅하겠습니다. 

 

 

 

 

  하이앵글은 우리가 가장 자주 촬영하는 앵글입니다. 

 

  일반적으로 제자리에 서서 촬영한다고 했을 때, 자신의 키보다 낮은 피사체를 촬영할 때 쓰는 앵글입니다. 아이의 엄마인 제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앵글이죠. 

 

  하이앵글로 아이를 촬영하면, 위에서 아이를 내려다보는 위치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인물이 왜소하고 작게 느껴집니다. '내려다본다'라는 위치가 심리적인 우월감을 주기 때문이지요. 예시 사진이 마침 작은 아이라서 ' 에이, 아이니까 당연히 그런 느낌이 드는 거 아닌가? ' 하고 생각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실제로 성인을 하이앵글로 촬영해도 마찬가지의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촬영자의 우월감, 피사체의 왜소함, 외로움, 보호하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앵글이라고 할 수 있어요. 더불어 전체적인 상황을 설명하는 앵글이기도 합니다. 

 

 

 

 

  동물 촬영에서도 마찬가지 효과를 냅니다. 

  위 2 장의 사진처럼 심도를 얕게 해서(아웃포커싱을 많이 해서) 하이앵글로 촬영하면, 여리고 약해서 보호해야 할 것 같은 심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웃포커싱 되어 흐려지는 부분이 많이 생겨 아련한 마음이 들기도 하네요. 

 

  꼭 아웃포커싱을 하지 않아도, 넓은 배경 속에서 피사체를 작게 촬영해도 비슷한 마음이 듭니다. 내려다보는 시선 속에서 피사체가 작게 배치됨으로써 피사체의 왜소함을 더욱 부각할 수 있지요. 

  또한 전체적인 상황을 설명문처럼 읽어주는 효과를 줍니다.

 

 

 

 

 

  우리는 음식 사진을 찍을 때도 하이앵글을 많이 씁니다. 

  물론 이때는 '피사체의 왜소함을 부각하기 위해' 하이앵글로 촬영한다기보다, 우리가 가장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앵글이기 때문이지요. 더불어 보는 사람이 사진에 감정이입이 되어 실제로 자신이 음식 앞에 앉아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도 합니다. 

 

 

 

 

  같은 음식 사진임에도 위 2장의 사진은 조금 느낌이 다르지요. 

  내 앞에 음식이 놓여 있고, 실제로 내가 테이블에 앉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덜합니다. 어쩐지 잡지사진을 보는 것 같달까요. 나를 위한 상차림이 아닌 것 같고, 비현실적이지요. 

 

  이 앵글은 하이앵글 중에서도 '버티컬 앵글'이라 불리는 앵글입니다. 

  마치 버티컬처럼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듯 찍는 촬영기법이라 '버티컬 앵글'이라고 이름 지어졌습니다. 카메라를 피사체와 90도로 맞춰서 찍는 것이죠. 

 

  음식잡지나 메뉴판 촬영을 할 때 많이 사용하는 앵글인데, 요즘엔 드론 촬영을 하면서 풍경사진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버티컬 앵글은 하이앵글에 속하지만 그 효과가 다릅니다. 

 

  위의 두 장의 사진 중 첫 번째 사진은 버티컬 앵글, 아래 사진은 평범한(?) 하이앵글입니다. 비교해 보니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위쪽 사진은 뭔가 비현실적이고 감정이입이 덜 되는데, 아래쪽 사진은 마치 내 앞에 아이가 손을 내미는 것처럼 감정이입이 되고 현실감이 듭니다. 

 

  원인은, 우리가 흔히 보지 않는 앵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버티컬 앵글처럼 어떤 대상을 90도로 완전히 내려다보는 일은 굉장히 드물지요. 비일상적인 앵글이라 현실감이 떨어지지만, 대신 메시지가 명확하며 정갈한 느낌이 듭니다. 

 

 

 

 

  이러한 효과 때문에 명료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거나(포스터나 메뉴판 등), 피사체들의 상하관계가 없는 무리 전체를 찍거나(제품군 촬영이나 상차림 등), 기타 등등의 이유로 조금은 전문적인 촬영이 필요할 때 쓰는 기법입니다. 

 

  사실 버티컬 앵글은 손쉬운 촬영기법이 아니에요.

  사진을 보는 사람이 화면 구석까지 모든 곳에 시선이 분산되기 때문에 화면 속 모든 불필요한 요소를 꼼꼼하게 제거해야 하거든요. 예로 든 위의 사진들을 보면, 버티컬 앵글 사진은 최대한 단순하고 깔끔하게 정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촬영은 1, 2초 만에 끝나는데, 연출하고 정리하는 시간은 10~20분이 걸리기도 해요.ㅠㅠ)

  만약 버티컬 앵글로 어떤 걸 촬영하신다면,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화면을 정돈해 가며 찍으시면 좋습니다. 

 

 

  버티컬 앵글은, 마치 새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 같다고 해서 '버드뷰(Bird's view)'라는 별명이 있고, 전문가들은 주로 '익스트림 하이앵글'이라고 부릅니다.

 

 

  " 아니 내가 이걸 알아서 뭐해~ " 

  지금은 이렇게 말하실지도 모르지만, 앞으로 미들 앵글과 로우앵글까지 배우게 되면 직접 사진을 찍으면서도 충분히 활용하실 수가 있어요.

  그냥 무심히 사진을 찍다가도, '아, 귀엽고 보호하고 싶은 모습으로 찍으려면 내가 일어서서 하이앵글로 찍으랬지? ' 또는 ' 흠, 상차림이 멋진데 이왕이면 전문가처럼 버티컬 앵글로 다 담아볼까? ' 하실 수 있는 거죠. :)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쪼록 저의 소소한 팁으로 풍성한 사진 남기시길 바랍니다. :)